에필로그

빛의 유산

2,600여 점에 달하는 로버트 리먼 컬렉션은 1969년 로버트가 세상을 떠난 다음 해인 1970년,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창립 100주년에 기증됐습니다. 리먼 가문의 소장품은 유럽을 대표하는 명화를 비롯해 르네상스부터 20세기 초 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대를 아우르며, 회화, 드로잉, 도자기, 장식미술품 등 방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. 로버트 리먼은 평생에 걸쳐 수집한 예술을 감상하는 기쁨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했습니다. 이런 그의 믿음은 그가 소장품을 아낌없이 전시하고 기증하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.

1874년 인상주의를 알렸던 첫 전시가 문을 연 이래 20세기 초 다양한 양식으로 꽃핀 모더니즘은 여러 세대에 걸쳐 예술가들이 표현의 지평을 넓혀 온 실험과 노력의 역사입니다. 로버트 리먼은 인생의 후반부에 프랑스 근현대 미술을 수집하는 데 열정을 쏟았고, 이를 아버지로부터 시작된 수집의 여정을 완성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. 이번 전시로 예술을 향한 로버트 리먼의 깊은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이곳 한국에서도 오롯이 전달되기를 기대합니다. 그리고 이 자리에서 마주한 작품들이 그의 바람처럼 누구에게나 기쁨이 되고, 모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랍니다.